예술의 전당에서 두 편의 창작 뮤지컬이 흥행대결을 벌인다. 대표적 창작 뮤지컬인 「명성황후」의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이 만든 「몽유도원도」(15-12월 1일 오페라극장)와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블루사이공」(15-30일 토월극장). 외국 뮤지컬의 범람 속에 모처럼 창작뮤지컬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르지만제작사나 스태프, 배우 등의 지명도와 제작비 규모 면에서 볼 때는 다윗과 골리앗의대결이다. 우선 처음 공연되는 「몽유도원도」는 「명성황후」로 브랜드 가치를 다진 ㈜에이콤인터내셔날과 연출가 윤호진의 작품이다. 원작은 '이야기꾼' 최인호의 소설. 여기에 「킬리만자로의 표범」「그 겨울의 찻집」 등 히트곡을 만든 김희갑-양인자 부부가 음악을 맡았다. 캐스팅도 화려해 이혜경, 김선경, 김성기, 서영주, 조승룡 등 스타급 뮤지컬 배우가 발탁됐다. 제작비도 12억원에 달한다. 「몽유도원도」의 테마는 '사랑'이다. 백제왕 여경과 그가 탐했던 절세가인 아랑, 그리고 아랑의 남편 도미 사이의 '삼각관계'가 낳은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양식적으로는 회화성을 강조했다. '한 폭 그림 같은 뮤지컬을 보여주겠다'는 연출자의 말처럼 '강상제'(江上祭), '진혼굿' 등이 재현되고 커다란 배가 무대 위로미끄러져 다니기도 한다.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30분.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6시(12월 1일 저녁 공연 없음). 2만-8만원. ☎ 580-1300, 780-6400. 이에 비하면 「블루사이공」은 왜소해 보인다. 일단 제작비도 2억8천만원으로 4분의 1 수준이다. 스태프나 배우들 중에도 '스타성'을 갖춘 사람은 없다. 그러나 96년 초연에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대상, 서울연극제 작품상 등을 타며 창작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선율이 인상적이지 않고 너무 대사 중심이라는 지적에 따라 작곡.편곡으로 음악을 대폭 보완했다. 「블루사이공」의 테마는 '전쟁'이다. 사이공을 배경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군인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전쟁의 상흔 등이 그려진다. 지난 9월 국립극장 공연 때 등장했던 정글 무대, 베트남 전통 제등행렬, 음산한전투 장면 등이 그대로 다시 나온다. 또 그때 미처 마무리하지 못했던 편곡 작업도마쳤고 아리아도 하나 추가했다. 권호성이 작곡.연출했고 강효성, 이재훤, 김정렬, 류창우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 30분.7시 30분(월요일 쉼).평일 2만-4만원, 주말 3만-5만원. ☎ 1588-1555, 1588-789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