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제시 노먼. 그녀가 다음달 다시 한국에 온다. 지난해 4월 첫 내한공연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던 제시 노먼은 다음달 4일과 7일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번째 리사이틀을 갖는다. '오페라의 검은 여왕' '검은 여신'으로 불리는 그녀는 '여자 파바로티'를 연상시키듯 180cm의 키와 한때 130kg에 달했던 거구에서 우러나오는 풍부한 성량, 깊이있는 음색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마리안 앤더슨, 레온타인 프라이스로 이어져온 '검은 디바'의 맥을 정통으로 잇는 현역 최고의 소프라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름 앞에 놓인 화려한 수식어 만큼이나 그녀는 화려한 경력들을 자랑한다. 지난 69년 베를린 도이체 오퍼의 바그너 오페라「탄호이저」공연에서 엘리자베트역으로 공식 데뷔한 노먼은 이후 코벤트 가든, 라 스칼라, 빈 국립 오페라극장,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를 휩쓸었다. 75년부터 80년까지는 가곡과 음반작업에 몰두, 슈베르트, 말러, 슈트라우스, 풀랭크 등 독일과 프랑스 가곡을 섭렵하게 된다. 80년부터 다시 오페라 무대에 선 그녀는 84년 한 해에만 메트로폴리탄과 코벤트가든에 총 63회 출연했으며 85년 도쿄 공연에서 47분, 이듬해 잘츠부르크 공연에서 55분동안 커튼콜을 받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오페라 뿐 아니라 뉴욕필, 빈필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활동도 왕성하게 펼쳐왔으며 정통 클래식을 비롯해 크로스오버, 재즈, 흑인영가 등 전방위를 넘나든 그녀의 음반들 역시 세계 최고 권위의 음반상을 거의 석권했다. 두 차례에 걸친 이번 내한공연에서 노먼은 첫날은 가곡으로, 둘째 무대는 특별히 재즈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꾸민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실시된 관객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을 정한 '피플스 초이스'(People's Choice) 콘서트로 재즈 리사이틀은 일본, 홍콩,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아시아 순회공연에서 한국에서만 선보이는 무대. 마크 마커엄(피아노), 이라 콜만(베이스), 그레디 테이티(퍼커션) 등 듀크 엘링턴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오리지널 멤버와 함께 번스타인의「Somewhere」, 거슈인의「I've Got Rhythm」「But Not for Me」, 엘링턴의「Sophisticated Lady」「Don't Get Around Much Anymore」등 17곡을 들려준다. 첫날 공연에서는 베토벤의「겔레르트의 시에 의한 6개의 가곡」, 베르크의「7개의 초기 가곡」, 라벨의「셰헤라자데」, 볼프의「이탈리아 가곡집」등으로 예술가곡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풀랭크의 가곡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지난해 내한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4만-14만원. ☎ 580-1300.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