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추천을 위해 방송위원회가 실시한 방송평가에서 KBS 1TV와 EBS TV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김성호 의원이 방송위로부터 입수해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2개 TV 채널 가운데 KBS1 본사, 대전KBS1, 공주KBS1, EBS가 1천점 만점에 800∼850점을 얻었다. MBC 본사와 울산 등 5개 계열사, 그리고 부산을 비롯한 23개 지역 KBS1 채널은750∼800점에 들었으며 KBS2 본사와 SBS 등 37개 채널은 700∼750점으로 평가됐다. 라디오 채널 126개 가운데서는 전주ㆍ울산ㆍ진주의 MBC AM이 500점 만점에 400∼425점으로 가장 높았고 MBC 본사의 AM과 FM, 교육방송 FM, 국악방송FM 등 19개 채널이 375∼400점을 기록했다. 방송위는 지난해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40개 방송사업자 219개 채널을 대상으로2000년 7월부터 2001년 6월까지의 방송 내용과 편성, 운영 등을 평가한 뒤 65점(100점 만점 기준)에 미달하는 대구방송, 광주방송 등에 대해서는 문제점 개선을 위한이행각서를 받는 조건으로 그해 10월 정보통신부에 재허가를 추천했다(CBS는 재허가추천이 유보됐다가 한달 뒤 조건부로 통과했다). 방송위는 당시 조건부 재허가 추천대상 채널만 공표했으며 채널별 평가점수대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방송법에서도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해 3년마다 재허가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2000년 이른바 통합방송법 발효 이전에는 모든 방송 사업자를 일괄 재허가하는 관행이 이어져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 방송법은 방송의 공익성을 증진하고 방송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 아래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추천 및 재승인 절차에 방송위의 방송평가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17조에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2000년 9월 방송평가위원회를 구성, 실질심사에 나서 1년간 15차례의 회의 끝에 방송평가 결과를 확정했다. 평가 항목에 대한 배점은 TV의 경우 방송심의규정 준수 여부가 150점으로 가장 높고 편성의 다양성(EBS는 전문성)ㆍ프로그램 관련 수상 실적ㆍ다른 방송사업자의 제작물 편성(SBS를 제외한 지역민방) 각 50점, 자체심의 운영 실적ㆍ방송기술개발투자 각 40점 등이다. 라디오는 방송심의규정 준수 여부 100점, 편성의 다양성(전문편성 사업자는 전문성) 40점, 자체심의 운영 실적ㆍ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편성ㆍ방송프로그램 제작 투자ㆍ방송기술개발 투자 각 30점 등으로 규정돼 있다. 중앙방송사 TV 채널 가운데 SBS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것은 심사대상 기간에 방송심의규정 위반 사례가 유독 많았기 때문. 편성이나 운영에서는 KBS1이나 MBC에 비해 비슷하거나 우수한 점수를 받았으며 심사과정에서 공영채널과 민영채널의잣대를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KBS2는 소외계층 대상 프로그램 편성, 방송심의규정 준수, 수상 실적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다. 공영채널인 KBS2가 이처럼 저평가된 것은 1TV와 편성을차별화해 2TV에 오락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해온 KBS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10여 년의 논의를 거쳐 방송평가제를 도입했으나 처음이뤄지다보니 배점이나 기준에 이론이 있을 수 있는데다 자칫 평가점수가 방송채널을 서열화한다는 오해를 살지도 모른다는 지적에 따라 당초에는 개별 방송사의 점수대를 공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