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투자배급사인 오리온그룹의 쇼박스가 내년에 한국영화 제작투자와 외화 수입배급에 4백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한국영화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쇼박스의 최규환 총괄팀장은 15일 "내년에는 3개의 영상펀드를 가동해 투자배급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한국 영화와 외화 20여편을 제작투자 또는 수입해 배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쇼박스가 투자할 영화로는 1월 중 총 제작비 60억원이 투입되는 한석규 주연의 '이중간첩'을 비롯 '빙우'(김은숙 감독·5월) '오로라'(문성민 감독·6월) '두 사람이다'(정지우 감독·7월) 등이다. 또 5∼7개작을 추가로 전액 또는 부분 투자배급할 예정이다. 외화로는 니콜 키드먼 주연의 휴먼코미디 '휴먼스테인'(3월), 성룡주연의 액션 '80일간의 세계일주'(10월),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코믹 액션 '나인야드 2' 등 8∼10편을 수입 개봉한다. 영화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3개의 영상펀드에서 충당된다. 쇼박스는 제우메가영상조합과 호서문화컨텐츠투자조합 등 1백80억원 규모의 2개 영상펀드를 운용중이며 1백억원규모의 3차 펀드를 연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창립된 쇼박스는 오는 25일 첫 투자작인 박영훈 감독의 멜로 '중독'을 시작으로 연말께 윤제균 감독의 '색즉시공'과 조근식 감독의 '품행제로'를 배급한다. 쇼박스가 이처럼 영화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메가박스와 온미디어 등 오리온그룹 자매회사들의 하드웨어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메가박스는 40여개 스크린을 운영중인 국내 3대 극장체인이며 온미디어는 HBO와 OCN 등 영화전문방송을 거느린 국내 굴지의 케이블채널 업체다. 최 총괄팀장은 "올해 과당경쟁을 보여온 영화 시장이 내년에는 수그러들 것으로 보여 시장 진입 시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