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의 영화「위대한 독재자」의 디지털복원판이 25일 관객들 앞에 선보인다. 채플린이 1940년에 만든 「위대한 독재자」는 그의 영화 중 예외적인 유성 영화로 이번에 다시 개봉되는 버전은 지난 2월에 열렸던 베를린 영화제에 폐막작으로 상영됐던 것과 같은 것이다. 수염 한 가닥, 가벼운 발걸음 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 디지털 복원판은「위대한 독재자」를 이미 봤던 관객들에게는 새롭게 느끼는 웃음과 감동을 아직 이영화를 본 적 없는 영화팬들에게는 말장난 코미디를 가볍게 뛰어넘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1차대전의 끝무렵, 토매니아 국의 유태인 병사 찰리는 장교 슐츠를 구하다 추락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긴 세월을 병원에서 보내던 찰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발소로 돌아오지만 전쟁 동안의 기억을 잃은 채 오랜 시간 이발소를 비운 사실을 잊는다. 돌아온 고향에는 힌클이라는 독재자의 유태인 탄압정책이 한창이다.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찰리. 찰리는 힌클의 군대에 맞서다 처형될 위기에 처하지만 힌클 부대의 유력자가 된 슐츠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힌클의 폭정이 점점 거세질 무렵, 그의 미움을 산 슐츠는 쫓기는 신세가 되고 슐츠를 숨겨준 찰리는 군인들에게 잡혀 수용소로 보내진다. 한편, 힌클은 이웃나라 오스트렐리치를 침략하기 위해 박테리아 국의 또 다른 독재자 나폴리니와 협상을 벌이는데… 찰리 채플린이 같이 연기하는 독재자 힌클과 떠돌이 찰리의 중반과 후반 연설장면은 그의 연기력이나 연설의 내용에서 훗날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사의 명장면. 1939년 9월3일 독일이 폴란드에 선전포고한 지 불과 이틀 후 영화 스크립트의 등사판이 완성됐다는 사실에서 2차대전의 비극을 예언했다며 개봉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여주인공 한나역의 폴레트 고다르는 그의 세 번째 부인. 백두대간의 51번째 개봉영화로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볼 수 있다. 상영시간 124분. 전체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