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김아라의 무천 캠프(구 극단 무천)가 10-30일 정동극장에서 「햄릿 프로젝트」를 공연한다. 경기도 안성의 죽산에 둥지를 튼 이래 98년부터 매년 해온 셰익스피어 4대 비극재해석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공연이다. 원작을 해체, 비극적 영웅으로 여겨지던 햄릿을 우유부단한 성격적 결함과 강박관념 때문에 몰락하는 인물로 재해석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햄릿」의 등장인물 모두가 햄릿을 비웃고 조롱한다. 이번 공연은 또 그간 김 연출자가 시도해온 '복합장르 음악극'이란 양식을 버리고 대신 미술의 콜라주 기법으로 구성한 '시청각 퍼포먼스'를 표방했다. 원작의 줄거리를 뜯어내 주요 장면과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단면을 콜라주처럼 다시 이어붙이고 대사보다 배우들의 신체동작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또 공연 내내 강렬한 테크노 음악이 흐른다. "햄릿의 무의식 속에는 폭력으로 가득찬 세상에 대항하는 햄릿만의 방식이 있다.비겁하고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햄릿, 콤플렉스로 가득찬 그 바보, 겁쟁이의 무의식세계로 들어가 그와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자리한 병리학적 세계를 콜라주 기법으로보여주겠다"는 것이 김 연출자의 말. 김 연출자는 또 "이 작품은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배우들의 육체와 소리, 영상과 테크노 음악의 시청각적 판타지에 함몰된 관객에게는 교감을 안길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의 번역본을 토대로 김 연출자가 각색했다.황신혜밴드 리더 김형태가 음악을, 김형수 연세대 영상대학원 교수가 영상을 각각맡았다. 남명렬 박상종 박용 이유정 최경원 김충호 유학승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오후 7시 30분(월요일 및 16, 23일 쉼). 2만-3만원. ☎ 751-1500, 1588-789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