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이 개봉 11일만에 전국 200만을돌파하는 성적을 보이며 박스오피스를 석권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원한 18만4천23명이라는 관객 수는 2위를 차지한 「연애소설」의 7만7천546명보다 두배가 훨씬 넘는 성적. 개봉 3주 차인 28-29일 주말 개봉작이 「낙타(들)」, 「도둑맞곤 못살아」, 「타투」등 소수에 지나지 않는 점으로 보아 이 영화의 흥행세는 계속 힘을 받을 전망이다. 「가문의 영광」의 독주는 다소 예상 밖의 결과. 최근 몇몇 조폭코미디 영화가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데다 개봉일 이었던 13일은 우리 영화 「연애소설」,「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비롯해 하루 전날 개봉했던 할리우드 영화 「로드 투퍼디션」까지 기대작들이 가을 극장가의 주도권 선점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가문의 영광」의 '대박'은 '조폭영화'도 장르의 변형을 통해 얼마든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가문의 영광」은 대서(정준호)와 진경(김정은)의 러브스토리와 진경의 오빠들이 보여주는 가족애 등 다양한 영화적 재미들을 조폭영화의 진부함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흥행 요인은 바로 캐스팅. 'CF의 여왕' 김정은과 「두사부일체」등의 영화로 흥행배우의 이미지를 굳힌 정준호 등 '빵빵한' 주연들과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준 유동근, '인기 조연배우' 성지루와 박상욱 등 조연들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어필했다는 설명이다. 시네마 서비스의 배급력이 이 영화의 흥행 몰이에 힘을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도있다. 영화가 개봉된 13일은 기대작들의 개봉이 몰려 극장 확보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 「가문의 영광」은 개봉 첫주 서울지역 55개의 스크린을 확보 다른 영화들과의배급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둘째주에는 11개의 스크린을 늘린 66개의 스크린에서상영 중이다. 한편, 「가문의 영광」의 2주 째 흥행 순항이 추석 연휴의 특성과 맞아떨어졌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추석 극장가에는 가벼운 코미디가 성공한다는 속성에 「가문의영광」이 들어맞은 것. 또한 이 영화가 '순수한 멜로영화'를 지향하는 「연애소설」과 확실히 차별되는 영화인 데다 장선우 감독의 블록버스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도 「가문의 영광」의 흥행에 한 몫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