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로 막고 오른손으로 때리고! 그렇지,그런식으로…."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이영수 무술감독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KBS '제국의 아침'의 무술감독도 함께 맡고 있어 '야인시대' 오픈세트장이 있는 부천과 '제국의 아침' 촬영장이 세워진 문경을 쉴 새 없이 오고가야 하는 탓이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한달새 교통법규위반 딱지만 9장이나 떼였어요. 갓길로 다니고 속도위반도 하고….어쩔 수 없죠.시청자들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니까요." 이 감독은 지난 81년 KBS드라마 '포도대장'에서 스턴트맨으로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전설의 고향''파천무''무풍지대'등 많은 드라마에서 대역 스턴트를 하면서 연기를 익혔다. '전우''젊은 그들'을 찍을 때는 죽을 고비도 넘겼다. 그러다가 96년 '신 전설의 고향'에서 처음으로 무술감독을 맡았다. 그는 2000년 '태조 왕건'의 나주 전투장면을 만들어 50%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린 주인공으로 유명해졌다. '야인시대'도 김두한의 싸움장면이 많아지면서 지난주 시청률이 32.3%를 기록,전체 시청률 1위에 오르는 등 '이영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무술감독은 무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연출하는 사람이에요. 카메라의 앵글을 볼 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지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영화도 많이 봐요. '13일의 금요일''사이코'같은 공포영화를 주로 참고합니다." 그는 "한국 스턴트의 수준은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대우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스턴트계에도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지 무술 대역만이 아닌 연기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을 육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에도 성룡이나 장클로드 반담 같은 훌륭한 액션배우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는 오는 10월 개원할 마하영상무술아카데미 소장직도 맡았다. 이곳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후배 액션 연기자들을 양성하겠다는 그의 꿈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