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만개의 푸른색 고무줄이 전시장 천장에서바닥으로 내려져 있다. 무수한 반복이 만들어낸 입방체. 사방을 돌며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현기증으로 머리가 핑글 돈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이 젊은 작가 3인의 작품으로 'RGB-SHOW'전을 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초대작가는 양진식, 장지희, 홍성철씨 세 명이다. 전시명 'RGB'는 빛의 삼원색인 Red(빨강), Green(초록), Blue(파랑)를 지칭한다. 이들은 각각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 수학하며 영상, 설치 등으로 작업영역을 구축했다. 양씨가 디지털 코드에 의한 이미지 제작에 관심을 보였다면 장씨는 아날로그적 착시 이미지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홍씨는 작품과 관객의 상호교감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서 장씨는 Red 부분을 맡았다. 'KISSING' 주제의 작품은 양쪽에서 중앙에 있는 스크린에 입 모양의 영상 이미지를 쏘아 마치 두 이미지가 키스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손바닥을 접사렌즈로 찍은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양씨는 'LOGIN' 주제로 무용수의 몸짓과 수화를 촬영한 대형 프린트 작업을 소개했다. 색채는 Blue. 'CUBE' 주제의 홍씨는 푸른색 고무줄을 일정한 간격으로 수 없이 매달아 영화의 원리인 착시현상을 경험하게 한다. 미술관 지하 1층에서는 이들 3인전과 별도로 박은진씨의 영상전 '안에서 보다' 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