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를 벗삼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은 극장가가 흥행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추석 한 주 전인 오는 13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모두 세 편.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진 「가문의 영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연애소설」이 흥행 전쟁의첫번째 타자로 나선다. 가장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는 장선우 감독의 블록버스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100억에 가까운 제작비와 14개월에 걸친 촬영 기간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우묵배미의 사랑」, 「화엄경」, 「거짓말」의 장선우 감독의 신작이다. `성냥팔이 소녀 구출 게임'에 우연히 접속한 자장면 배달부가 게임 속 여주인공인 성냥팔이 소녀와 사랑에 빠져 그녀를 가두고 있는 시스템과 대결한다는 것이 내용이다. 모 핸드폰업체의 TV광고로 알려진 임은경과 영화 「세친구」의 김현성, 김진표, 진싱 등이 출연한다. 「가문의 영광」은 이미 우리 영화의 오래된 소재가 돼버린 '조폭' 코미디물.돈은 있지만 학력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갑부집안의 삼 형제가 막내 동생 진경(김정은)과 엘리트 집안의 대서(정준호)를 결혼시키려고 벌이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김정은, 정준호, 유동근 등 화려한 캐스팅이 조폭 코미디의 식상함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가 흥행의 포인트. 한편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주연의 「연애소설」은 자극적이지 않고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표명한 멜로물.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고민하며 우정과 사랑을 키워가는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의 첫사랑을 다룬 영화로 영화 후반의 반전이 압권이다. 이밖에 이날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로드 투 퍼디션」과 「레인 오브 화이어」. 「아메리칸 뷰티」의 셈 맨더스 감독의 새 영화 「로드 투 퍼디션」은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 등 연기력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무게 있게 느껴진다. 갱이지만 자식에게는 떳떳하고 싶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또 「레인 오브 화이어」는 「X파일」의 롭 바우만 감독이 연출한 SF영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런던을 배경으로 지능 높은 익룡에 맞서 싸우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는 「둘 하나 섹스」와, 「버추얼 웨폰」 「작별」등 모두 세 편. 「둘 하나 섹스」는 등급 보류를 두 번이나 받은 후 헌법 재판소에서 등급보류위헌 판정을 받아 이번에 개봉하게 되는 등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다. 섹스에 집착하다가 총탄을 맞고 숨지는 남녀의 이야기. 충격적인 정사장면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관념적 주제와 실험성이 강한 스토리 전개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수치(舒淇), 모원웨이(莫文尉), 자오웨이(趙薇) 등 출연배우들이 영화 홍보차내한했던 「버추얼 웨폰」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세자매의 이야기를 골격으로 하는 액션영화. 한국 배우 송승헌도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백두대간이 선보이는 스페인 영화 「작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남겨진 추억에 관한 영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홀로 남겨진 두 자매의 인생행로를 보여준다. 여주인공 역의 잉그리드 루비오의 연기가 눈부시다. 이밖에도 지난 7~8일 서울지역 박스오피스 집계에서 선전한 「보스상륙작전」과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 이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도 가을 극장가 흥행전쟁에서 한치 양보 없는 싸움을 준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