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소인은 여인과 재물을 탐하지만 대인은 사람을 탐한다고 했습니다. 인재 양성이야말로 가장 앞서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무로 파워1인자'로 불리는 강우석 감독은 최근 서울 충무로에서 열린 강우석필름아카데미(KFA·원장 강우석) 개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KFA는 1백년 한국영화사상 민간인이 설립한 첫 영화학교다. 영화계 전문가들이 연출 시나리오 프로듀서 등 3개부문에서 2년동안 영화제작 실무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정예의 영화인을 키워낸다는 목표다. KFA의 첫해 예산은 5억원이며 이듬해부터는 2배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최대의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던 그는 가장 할 만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끝에 인재 양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영화로 번 돈을 영화인력 양성을 위해 쓰고 싶었다는 것. "필름아카데미에 강우석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지망생들에게 프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졸업생들은 각 영화사에서 탐내는 감독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강 감독은 매주 월요일 학생들을 직접 가르칠 계획이다. 또 주임교수인 양윤모 영화평론가,한지승 감독,박정우 시나리오 작가,김인수 시네마서비스 영화사업본부장 등 대부분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사진이 주3일 강의를 하게 된다. 첫 입학생들은 무려 2백대1의 경쟁률을 거쳐 최종 10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이곳에서 매년 단편 디지털영화를 2편씩 만들고 졸업작품으로 장편영화를 제작한다. 학비와 제작비는 전액무료다. 강 감독은 KFA를 장기적으로 미국영화연구소(AFI)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영화교육기관으로 키운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는 "졸업생중 한두명은 졸업과 동시에 연출의 기회를 얻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