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가 국제영화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한국영화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출액이 1천5백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칸 베니스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 수상작은 세계영화시장에서 배급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취화선'의 경우 그동안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유럽각국에 미니멈개런티 35만달러 이상에 팔렸다. 수출 계약에는 흥행수익을 현지 배급자들과 반분하는 식의 러닝개런티가 포함돼 있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추가수익이 기대된다. 또 상담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아시아시장 배급 계약도 조만간 체결될 예정이다. 베니스영화제는 공식마켓이 열리지 않아 '오아시스'의 수출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수상소식이 알려진 직후 제작사인 이스트 필름으로 각국 바이어들의 구매상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제영화제의 주요 부문 수상은 다른 상업영화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 등은 칸 및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올 수출실적이 지난해보다 1.5∼2배 정도 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네마서비스의 문혜주 이사는 "지난해에는 시네마서비스의 영화수출실적이 4백50만달러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3백만달러 이상 수출됐고 연말까지는 6백만∼7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측도 올해 수출실적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백만∼6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해 1천만달러를 돌파했던 한국영화의 수출실적이 올해는 적어도 1천5백만달러를 넘어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배급담당 윤홍기 부장은 "이번 수상으로 한국영화가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사실이 세계 영화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한국영화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