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비」, 「키즈리턴」, 「소나티네」의 일본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베네치아 59 초청작 「인형들(Dolls)」이 개막 8일째인 5일(현지시간)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됐다. 같은 날 오후 기타노 다케시는 각각 남녀 주연을 맡은 히데토시 니시지마, 미호칸노와 함께 공식 가지회견을 가졌다. 「인형들」은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린 남자와 그에게 버림받은 여자, 교통사고로 은퇴한 인기 여가수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성 팬, 야쿠자 보스와 평생 그를 기다리는 여인 등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과 잔인함을 표현한 영화. 베니스에서 발행되는 영화 소식지 'CIAK in Mostra'는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을 나타내는 체리나무, 바다, 단풍, 눈 등이 인상적 화면을 이루고 있으며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죽음을 통해 가장 극단적인 폭력을 표현하고 있다"며 영화를 높이 평가했다. 지난 9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하나비」로 황금사자상을 차지했던 기타노 다케시에 대한 현지의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시사회는 영화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상영장인 PALA BNL 주변을 둘러싸며 줄을 선 관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가 시작되자 관람중 떠들썩하기로 유명한 베니스의 관객들은 의외로 차분하게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이었다. 상영중에 자리를 떠나는 관객들도 없지 않았으며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박수 소리도 일반 상영작과 비교해서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은 편이었다. 카지노 건물 3층 기자회견장에서 낮 12시에 열린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세계 각국 기자들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기타노 다케시는 「인형들」이 구로자와 아키자의 「꿈」에 대한 오마주(존경적 모방)인가라는 질문에 부인하면서 "구로자와 아키자와 같은 수준에 있다고 봐주니 대단히 영광이다"고 말했다. 후속작에 대해서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사무라이에 관한 영화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베니스=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