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화 '벤허''십계''엘 시드'에서 열연한 미국의 원로 배우 찰턴 헤스턴 옹(78)이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헤스턴 옹은 9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미리 제작한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친지와 팬들에게 자신을 인내와 이해심을 갖고 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는 포기하지도,굴복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한 헤스턴 옹은 뇌세포들을 파괴해 기억상실증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질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헤스턴 옹은 "언제 말을 할 수 없을 때가 다가올지 몰라 여러분에게 전할 몇 마디를 준비하고 싶었다"며 "내게 동점심을 느끼지 말아달라.나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헤스턴 옹은 지난 98년 약 4백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막강한 로비단체인 전국총기협회(NRA) 회장에 취임해 사상 유례없는 4기 연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