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위성TV인 코미디TV가 지난 5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란제리'(매주 월.화.수요일 밤 12시)는 케이블 TV가 처음으로 자체제작, 방송하는 시트콤이다. 이 프로그램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한국 케이블TV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의 신상훈 작가, '개그콘서트'의 김은미 작가 등 실력있는 작가도 포진시켰다. 여성들의 시각에서 본 현대사회의 성을 주제로 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란제리'는 20대 후반 여성들의 성적 농담이 주 내용을 이룬다. 속옷회사 사장 유현영, 속옷회사 디자이너실장 박주희, 바(bar) 여사장 서윤재 등 3명의 대학동창생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 집에 살면서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여자끼리의 의리'로 뭉쳐 지낸다. 일과 사랑, 섹스가 이들의 주요 관심사다. 바텐더 박수용이나 남자 디자이너 문천식 등은 감초역할을 한다. 하지만 첫 3일(5,6,7일) 방송을 끝낸 '란제리'에 대한 평가는 혹독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12시에 동아TV에서 방송되는 외국프로그램 '프렌드'와 경쟁이 안된다" "성인시트콤이라고 하지만 성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내용도 쉽게 이해가 안간다"는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 시청률도 처음 시작한 5일 0.87%를 기록, 케이블 TV프로그램으로는 높은 편이었으나 6일 바로 0.5%로 떨어졌다. 방송가에선 모처럼 의욕적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현대 여성들의 성의식을 편견 없이 전달한다'는 애초의 기획의도를 잘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미디TV의 신혁주 프로듀서는 "일단은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제작 노하우가 쌓이다 보면 내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