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 연구의 권위자인 정병호 중앙대 무용과 명예교수(75)가 평생 수집한 최승희 사진을 광주시미술관에 24일 기증했다. 정 교수는 "그간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수집한 최승희 사진 1백50여점 가운데 상태가 나쁜 것을 제외한 1백40여점을 광주시미술관에 기증했다"면서 "다음달 1일부터 두달간 '최승희 사진 전람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희는 일제시대 현대무용에서 시작해 동양무용으로 춤의 영역을 넓혀가며 전세계에 동양적 곡선미와 동양 춤의 아름다움을 알린 세계적인 무용가다. 기증 사진들 가운데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씨와 함께 찍은 사진,숙명여고 동기동창이기도 한 김정옥 한국문예진흥원장의 모친과 함께 찍은 사진,남편 안막,딸 안성희와 함께 찍은사진 등도 포함돼 있다. 정 교수는 최승희의 사진을 이처럼 많이 지니고 있는 데 대해 "당시 공연의 흥행을 위해,또 최승희 팬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공연 전 사진을 많이 찍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사진은 공짜로 얻기도 했지만 한 장에 1백달러 이상 준 것도 많다.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구하느라 돈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사진에 대한 애착이 컸기 때문에 섭섭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일인 8월1일 오후 3시에는 정 교수의 최승희 무용에 관한 강연회와 '사도성 이야기' 등 최승희의 무용영화 상영,그리고 김백봉의 딸이자 최승희의 조카인 안병주 안병현의 공연도 곁들여진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