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완성도가 영화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영화계의 최대 화제작 '집으로…'를 제작한 튜브픽쳐스 황우현 대표(34)는 작품의 장르나 어떤 배우를 캐스팅하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가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막을 내린 '집으로…'의 전국 관객동원 실적은 4백20만명.흥행수입 1백26억원에서 총 제작비 32억원과 배급수수료 5억3천만원 등을 빼면 순익은 88억7천만원에 이른다. 이 영화는 기존의 흥행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흥행이 잘된다는 코미디나 액션이 아닌데다 스타급 배우를 쓰지도 않은 저예산 드라마(순제작비 15억원)였기 때문. "할머니와 꼬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국내에서 시도된 적이 없었지요. 그러나 이런 약점을 오히려 전면에 부각시켰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정향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던 이 작품은 사실 시나리오 단계에서 몇군데 영화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황 대표는 시나리오를 본 뒤 즉각 제작을 결정했다. 비제도권 영화였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미술관 옆 동물원'을 연출한 이 감독의 역량을 믿었다. "할머니에 대한 보편적 정서가 관객들에게 다가섰고 촬영지인 충북 영동의 마을사람들과 주연 김을분 할머니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집으로…'는 그의 두번째 제작 영화.첫 작품 '파이란'도 배우의 연기와 작품성에서 호평을 얻었다. 그는 그러나 작품성뿐 아니라 상업성을 함께 갖춘 영화를 지향하고 있다. 두 편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 그에게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올해안에 3개의 작품을 추가로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코미디 '귀여워''해피 에로크리스마스'와 드라마 '동정 없는 세상' 등이다. 액션물 '데우스마키나'는 현재 촬영을 하고 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황 대표는 지난 94년 광고회사 코래드에 입사,사회생활을 시작했다. 96년 영화홍보사 R&I로 옮겨서 일하다가 99년 튜브픽쳐스를 설립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그에게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줬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