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인생에 비유되기도 한다. 외국에서 골프가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소설 '마지막 라운드'는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와 젊은 아들이 골프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로 마지막 라운딩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영화 '틴컵'은 시골 골프 클럽의 강사가 사랑을 얻기 위해 US오픈에 출전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골프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선보인다. 오는 8월3일부터 방송되는 SBS 특별기획 드라마로 제목은 '라이벌'이다. 이 드라마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권선징악의 도덕관을 보여준다. 사생아로 태어나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프로 골퍼로서의 희망을 잃지 않는 다인(소유진),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밟고 올라가려 하는 채연(김민정)이 주인공이다. 두 여자는 숙명적인 골프 대결을 벌이게 되고 결국 '선'을 대표하는 다인이 승리한다. 소유진 김민정 이외에도 최근 드라마 '로망스'로 스타 반열에 오른 김재원,영화 '세이 예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김주혁 등이 출연해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꾸려간다. 박경림 박철 윤기원 등 스타급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기대를 모은다. 원숙한 연기대결을 펼칠 중견연기자로는 이정길 박원숙 김영애 등이 출연한다. KBS 청소년 드라마 '학교2' 등을 쓴 진수완 작가가 집필했다. 연출은 S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선택' 등을 만든 이창한 PD가 맡았다. 제작진은 "온갖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방송가에선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골프'의 깊은 맛과 어떻게 조화시키는가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골프를 소재로 했을 뿐 스토리가 기존 트렌디 드라마와 별 차이가 없다면 골프에서 '인생의 깊이'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