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터지 어드벤처 "스쿠비-두"(라자 고스넬 감독)는 헐리우드영화계에 만화원작의 영화화시대를 한걸음 앞당겼다. 미국의 장수 TV만화시리즈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또 다른 만화원작 "스파이더맨"과 함께 올 상반기 북미지역 흥행랭킹 빅3에 올랐다. 실사화면에 첨단 컴퓨터그래픽(CG)을 결합해 만화의 환상성을 입체감있게 담아낸 덕분이다. 타이틀 롤인 개 스쿠비-두의 근육과 골격,얼굴표정과 웃고 말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매료된다. 결함투성의 캐릭터들도 시선을 붙든다. 음식을 보면 정신을 못차리는 개 스쿠비-두,그와 비슷한 성향의 인간 단짝친구 노빌,곤경에서도 헤어스타일을 다듬는 다프네,위기에서도 평정심을 잃지않지만 건방지기 짝이 없는 프레디,늘 안경을 찾아 헤매는 천재 벨마. 이들은 한때 미스터리주식회사 동료였지만 강한 개성으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놀이동산으로 꾸며진 스푸키 섬에 초대받아 오면서 기괴한 사건에 휘말린다. 기상천외한 상상과 허무맹랑한 구성의 에피소드들이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성(城)과 갑옷 서재 등 중세적 분위기가 조성되는가 하면 "조명의 칵테일"로 불릴 만큼 화려한 원색으로 바뀌기도 한다. "먹고 싸는" 화장실 문화도 웃음의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 개와 사람이 햄버거와 과자를 보고 눈이 뒤집히는가 하면 트림 또는 방귀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캐릭터들의 구사언어는 가히 "비어의 성찬"이라 부를 만하다. 교양문화를 기대한 관객들은 빈 손으로 극장문을 나설 것이다. 우정의 회복,권선징악이란 구도도 어드벤처물의 상투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공포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콤비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와 사라 미셸 겔러,"금발이 너무해"에 등장했던 린다 카델리니,"13고스트"의 매튜 릴라드 등 낯익은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코미디배우 로완 아킨슨이 악역을 맡았다. 17일 개봉. 전체.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