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는 원래 화가였다. 그는 1973년부터 조각으로 방향을 바꿔 작업했다. 소재는 독재자, 탱고 댄서,창녀 등 인물이나 동물이었다. 그의 조각은 마치 튜브에 바람이 든 것처럼 토실토실하게 부풀려져 있었다. 그는 실제보다 살이 진 모습으로 양감을 통통하게 살려 사회현상을 풍자적으로 고발했다.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 장대일(41)씨의 조각은 보테로의 작업을 연상시킨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뚱뚱한 인물상이우스꽝스러울 정도다. 작가는 왜 이런 작업에 매달리고 있을까. 그는 물질적인 것이 우선하는 세태를비판하고자 한다. 부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현실도 고발하고자 한다. 다만 표현방법에서는 직설을 피하고 있다. 과도하게 풍만한 살집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의 비판의도를 간파할 새가 없이 슬그머니 웃음부터 나온다. 가슴과 허벅지 살집이 기괴할 정도이지만 역겨움보다 유머와 해학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의 브론즈 조각은 비례와 균형을 중시하는 전통미술과 새로움과 자유로움을추구하는 현대미술을 동시에 받아들인다. 그런 가운데 작가 특유의 조형미를 창출하고 있다. 이번 출품작은 최근작 25점이다. ☎544-8481-2.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