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누르고 월드컵 신화를 이뤄낸 태극전사들이 금융감독위원장의 방송출연 프로그램을 '없던 일'로 해버려 화제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신용카드와 가계대출 문제를 다룬 'KBS 일요진단'을 녹화한 것은 지난 7일. 이 프로그램은 당초 16일 아침 방영될 예정이었다. 16강진출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던 시점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14일 우리나라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짓자 긴급대담이 이 시간에 편성됐고 방영일은 23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이 22일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승부차기로 이기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4강에 나서자 KBS는 23일 정규 프로그램대신 '히딩크와 23인의 태극전사들'이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4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23일에는 방영될 줄 알았다"며 "다음 일요일인 30일도 월드컵 결승전이 있고 녹화한 지 3주가 지나게 돼 아무래도 방영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