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드물게 800회를 넘기며 장기공연되고 있는 소극장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무대에 다시 오른다. 창작 뮤지컬이라는 한계에도 이 작품이 이만한 성공을 거둔 데는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컸다. 여기에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차별화된 아기자기한 구성과 그간 이 작품에 출연해온 배우들의 안정된 기량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95년 초연 이래 867회의 공연에서 꾸준히 객석점유율 80%를 넘겼으며 96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여우주연상, 인기상, 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소극장 뮤지컬답게 등장인물은 단 세 명. 일찍 부모님을 여읜 탓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은 채 세 동생의 뒷바라지에 결혼도 못한 채 40세가 된 '동욱', 10여년만에 집에 돌아온 막냇동생 '동현', 그리고 이들의 집에 우연히 찾아온 푼수같은 여자 '미리'가 그들이다.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이들이 지닌 각자의 사연이 잔잔하게 전개된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으로 출연했던 김장섭, 신인 박건형, 그리고 양소민과 그룹 '서클'에서 가수로 활동했으며 영화 「울랄라 씨스터즈」에도 출연한 한 보람이 출연한다. 김정민은 이달 말일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끝날 때까지 김장섭을 대신해 투입될 예정. 최귀섭이 곡을 쓰고 오은희가 대본을 썼다. 연출 배해일. 세종기술투자의 자회사인 SJ엔터테인먼트(대표 백승호)가 투자한 공연으로는 처음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제작사는 오디뮤지컬컴퍼니(대표 신춘수).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금.토요일 오후 4시 30분.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6시 30분. ☎ 552-2035, 1588-1555.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