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여자도 얼마든지 귀여울 수 있어요." 국내 대표적인 모델 중 한 명인 이종희(30)가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종희는 지난 3일 첫 전파를 탄 KBS 2TV 일일 아침드라마 '색소폰과 찹쌀떡'(극본 최순식·연출 이덕건,월∼토 오전 9시)에서 소아과 의사인 '남애리'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제목부터 색다른 '색소폰과 찹쌀떡'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 떡집골목을 무대로 한 드라마.떡집 주인의 딸들인 '박자경'(지수원)과 '박자영'(변소정)의 사랑과 결혼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종희가 연기하는 '남애리'는 박자경의 남편인 '강대풍'(이영범)의 후배의사다. 애리는 대풍이 유부남인줄 알면서도 그에게 끌리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한다. "극중 남애리는 덜렁거리기도 하지만 인간적이고 애교가 많아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키 큰 제가 귀여운 역을 맡았다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키 큰 여자치고 너처럼 귀여운 여자는 처음 본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을 정도로 애교엔 자신 있답니다." 이종희가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그녀는 초·중등학교 시절 '호랑이 선생님' '모여라 꿈동산' 등 1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85년까지 활동했다. "글을 읽지 못했을 때 데뷔했기 때문에 엄마가 옆에서 대본을 읽어주면 외워서 연기했어요. 어릴 적 8년 가까이 연기했던 게 도움이 되는지 17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는데 하나도 떨리지 않아요." 이종희가 연기자의 길을 다시 걷게 된 것은 그녀의 '끼' 덕분이다. 지난해 가을께 SBS TV '도전 1000곡'에 출연해 열창하던 이종희의 모습을 KBS 이응진 책임PD가 본 후 드라마 출연을 권유했다. 이 드라마를 끝낸 후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종희는 "샤론 스톤,카메론 디아즈 등은 모델 출신이지만 배우로서 더 성공했다"며 "이들처럼 매력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