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방송 3사가 한일 월드컵 축구경기 가운데 특정 경기를 중복 편성하는 대신 일부 경기를 외면해 시청자들의 다양한 관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특히 각 조별 예선 최종 경기가 열리는 11일부터 이러한 중복 편성은 심화될 전망이어서 방송사들의 안일한 편성과 시청률 지상주의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방송 3사는 10일 오후 열린 포르투갈과 폴란드전 경기를 한국팀의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를 따져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동시에 내보냈다. 반면 이날 오후 6시부터 펼쳐진 벨기에-튀니지전 또한 일본이 속한 H조의 16강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여서 관심이 쏠리기는 마찬가지 였으나 어느 채널에서도 중계되지 않았다. 이는 각 방송사들이 이날 열린 한국-미국전에서 한국이 승리, 16강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을 경우를 대비 `한국 16강 진출 관련 특집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벨기에-튀니지전을 생중계 일정에서 빼놓았기 때문이다. E조에 속한 독일과 카메룬, 아일랜드와 사우디가 각각 조별 최종 예선을 펼치는 11일에도 방송 3사는 오후 8시15분부터 독일-카메룬전 한 경기만을 동시 생중계한다.따라서 같은 시간 열리는 아일랜드-사우디전 생중계는 볼 수 없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중계 방송에서 각 방송사들이 편성권을 서로 존중해주기로 협의했다"면서"아무래도 국민의 관심이 높고 비중이 큰 경기를 앞다퉈 중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2일 오후 8시15분에는 MBC와 KBS 2TV가 B조의 남아공-스페인전을 동시 생중계하고 SBS는 정규방송을 편성, 같은 조의 파라과이-슬로베니아전 생중계가 누락된다. 또 13일에는 KBS 2TV와 SBS가 G조의 멕시코-이탈리아전을 함께 내보내고 MBC.KBS 1TV는 선거 개표 방송을 중계해 크로아티아-에콰도르전을 생중계로 볼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월드컵 기간 각 방송사들이 축구 경기를 집중 편성하는 것도 모자라 축구 경기마저 특정 경기를 중복 편성해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방송가 안팎에서 높다.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 `양동진'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시청자는 "방송사들이 시청률이라는 미명 하에 경기를 중복 중계하는 것은 식상함을 자아낼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한 뒤 "방송 3사가 서로 협의해한국 경기를 제외한 다른 경기는 서로 나누어 중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