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고 감격스럽다.여태껏 98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이 상을 기다렸다. 지금까지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이 상을 며칠만이라도 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26일(현지시간) 폐막된 제55회 칸영화제에서 98번째 영화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林權澤ㆍ66) 감독은 폐막식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간 멍에를 짊어지고 사는 것 같았는데 이름이 불리는 순간 멍에에서 벗어나는 기분이었으며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식 시사회 반응이 좋아 어느 정도 수상은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장승업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예술혼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것 같다. 「취화선」을 극찬해준 프랑스 영화인 피에르 리시엥씨에게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1978년 자료를 뒤지다가 우연히 장승업이라는 화가의 일생에 접근했는데김홍도ㆍ신윤복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화가로 불렸지만 거의 알려진 게 없어 흥미를 갖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장승업 선생에 관한 자료 부족으로 고생했지만 오히려그런 점이 더 많은 영감과 상상력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한 폭의 그림같다"는 한 외신기자의 말에 임감독은 "한국화를 소재로했기 때문에 화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한 뒤 "예를 들면 고감도 필름으로 저속촬영하는 기법을 비롯해 질감을 높이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대답했다. "임권택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는 평가에는 "장승업은 한국화에, 나는 영화에 미쳐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봐준다면 영광"이라며 겸손해했다. "영화 후반부 장승업이 도자기를 굽는 불가마에 들어가 자살하는 장면에 대해놀라는 사람이 많았다"고 지적하자 "장승업은 한편생 치열한 거듭나기를 되풀이한분"이라며 "아마 지금도 어디에선가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