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의 "PD수첩"(화 오후 11시5분)이 다음달 11일로 방송 5백회를 맞는다. 군사 정권의 그늘이 남아있던 지난 90년 5월8일 첫방송을 내보낸 이래 12년간 40여명의 PD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이들이 발로 뛰며 취재한 아이템만 해도 7백80여개.덕분에 "PD수첩"은 "국내 PD 저널리즘의 효시"이자 "탐사보도의 전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적 금기에 끊임없이 도전하다보니 일부 아이템은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PD들은 거액의 소송과 협박 전화 등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99년엔 한 교회 신도들의 방송사 난입으로 사상 초유의 방송중단 사태를 빚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도 "로비에 흔들리는 사립학교"(2001년 3월 20일) 등 6건의 아이템이 재판에 계류중인데 소송액 합계가 1백8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거센 반발보다 사회의 격려나 응원이 더 많았다. YWCA 올해의 좋은프로그램,통일언론상,앰네스티 언론상,삼성언론상,방송위원회 대상,이달의 기자상 특별상,YMCA가 뽑은 좋은 TV 프로그램 등 숱한 수상기록을 남겼다. 담당 최진용 책임PD는 "방송 초기였던 90년보다는 지금의 사회가 여러 면에서 살기 좋아졌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D수첩"은 다음달 4일과 11일 2부작으로 5백회 특집방송을 마련한다. 제1부 "고비용 구조의 실태와 뿌리"에선 정치인과 국민을 불가피하게 범법자로 만드는 정당구조와 선거문화를 살펴보고 2부 "검은 돈의 고리를 끊자"에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