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지하철역 주변.지방에서 올라온 듯 보이는 부모와 대학생으로 보이는 자식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빚더미에 앉아 인생을 망치기 전에 집으로 내려가자는 부모.하지만 자식은 다단계 판매회사에서 성공하면 한 달에 1천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데 대학은 왜 다니느냐며 맞선다.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토 오후 10시50분)는 다단계 판매회사에 빠진 대학생들의 문제를 파헤치는 '월수입 천만원,사람장사에 빠진 학생들'을 오는 4일 방송한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다단계 판매회사들은 현재 서울에만 4백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들 중 상당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특히 대학생들만 집중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수십만원짜리 건강보조식품이나 속옷,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이 회사들은 6개월 정도만 고생하면 평생 월 1천만원씩 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회사에 판매원으로 가입한 학생들은 대부분 지방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부모 몰래 휴학이나 자퇴를 하고 성남,평촌,안산 등지의 지하 월세방에서 집단합숙을 하고 있다. 이같은 학생들이 수도권에만 약 2만∼3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침 7시에 회사가 마련한 교육장에서 수백명씩 모여 하루종일 다단계사업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밤늦도록 친구나 선후배에게 상경을 권유하는 전화를 거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이들은 자신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있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큰돈을 벌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유토피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월수입 1천만원은커녕,수천만원씩 빚을 지게 된다. 제작진은 한 달여 간 다단계 판매교육장 앞을 지키며 이들이 다단계 사업에 빠져들게 되는 과정과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집중 취재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