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피온 킹'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미이라' 시리즈의 속편격인 오락영화다. '미이라'와 마찬가지로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탄생한 화려한 액션과 다채로운 특수효과가 볼거리다. 하지만 결말이 뻔한 스토리라인을 따라 지칠줄 모르고 이어지는 전투와 살육은 다소 지루한 느낌을 준다. 영화의 무대는 고대 이집트의 고모라. 악의 통치자 멤논은 마법사의 예지력과 강력한 군대를 무기로 사막을 평정해 간다. 각 부족들은 그의 노예가 되거나 무참히 죽어간다. 유목 부족들은 하나로 뭉쳐 멤논에게 대항하기로 하고, 우선 전쟁의 승패를 미리 알 수 있는 여자 마법사를 없애려고 전사 마테유스를 보낸다. 고모라에 간 마테유스는 마법사 카산드라가 미모의 여인임을 알고 같은 편으로 끌어들여 그녀와 함께 멤논에 대적해 싸운다. 결국 멤논은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마테유스는 제국의 왕으로 등극한다. '미이라' 시리즈를 본 관객은 별로 신기할 것도 없겠으나 숨가쁘게 몰아치는 사막의 모래바람이나 마테유스를 향해 새빨갛게 기어오는 불개미떼는 그런대로 볼 만하다. 전투장면의 사실감도 다소 강화됐다. 하지만 이같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마테유스 역을 맡은 인기 프로레슬러 '더 록'(드웨인 더글러스 존슨)의 연기다. 번들거리는 근육질로 뭉친 1백13kg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시종 화면을 압도한다. '미이라 2'에서 전사 스콜피온킹을 연기했던 그는 조만간 아널드 슈워제너거나 실베스터 스탤론을 밀어내고 액션스타로 당당하게 자리를 잡을 것 같다. 마법사 카산드라 역을 맡은 중국계 여배우 켈리 후의 농염한 연기도 눈길을 끈다. '그린마일'에서 신통력을 지닌 착한 사형수로 나왔던 흑인 배우 마이클 클락 던컨은 부족의 전사역을 맡았다. '이레이저' '마스크'의 척 러셀 감독 연출작. 12세 이상. 19일 개봉. 이정환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