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단 한편으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흥행감독에 올라선 얀 드봉은 네덜란드에서 재능 있는 촬영감독으로서 명성을 떨친바 있다. 폴 버호벤 감독과 주로 작업을 해오던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와 '스피드'를 연출,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우며 블록버스터 감독으로서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후 회오리 바람과의 사투를 다룬 재난영화 '트위스터'마저 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메가히트를 기록하자 그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총 1억달러에 가까운 제작비를 쏟아부은 해상액션영화 '스피드2'가 대실패를 기록하며 그의 영화 이력은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호러 영화 '더 헌팅'도 작품성은 물론 오락성 면에서도 최악의 영화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결국 이 작품 이후 드봉 감독은 3년째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주받은' 영화가 DVD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선호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그 비결은 다름아닌 최고 수준의 사운드 녹음에 있다. 개봉 당시에도 영화의 작품성은 형편없지만 귀신들린 집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최고수준의 음향효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최초의 DTS-ES 6.1채널 DVD로 기록될 '더 헌팅'의 DVD는 전후좌우 채널을 넘나들며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 서라운드 효과는 기본이고 서브우퍼 테스트의 필수 타이틀로 자리잡을 만큼 엄청난 무게로 압도하는 깊숙한 저음의 매력 또한 대단하다. DTS 버전과 돌비 디지털 버전이 따로 출시된 미국과는 달리 국내 출시판은 두개의 트랙이 동시 수록되어 있기에 훨씬 더 메리트가 있지만 그에 따른 용량상의 문제로 부가 영상의 수록은 기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음향효과를 중시하는 AV 마니아라면 놓쳐서는 안될 DVD. 백준오 < dvdprime.com 컬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