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자연다큐멘터리팀이 국내에선 최초로 담비를 ENG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EBS TV는 지리산 오대산 등 해발 1천?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찍은 담비의 영상을 담은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담비의 숲'을 오는 29일 오후 10시에 내보낸다. 무인카메라에 우연히 찍힌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담비는 직접 촬영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생태 기록조차 거의 없는 편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담비는 산속을 뒤지고 다니는 심마니들도 평생 한번 보기가 쉽지 않다는 '환상의 동물'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은 이런 담비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지난 2000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1년7개월 동안 지리산과 오대산을 누비고 다녔다. 담당 이연규PD는 지난해 3백2일 동안 '외박'을 했다. 지리산 고산지대에서 담비의 배설물을 찾아낸 촬영팀은 무인센서 카메라로 담비의 존재를 확인하고 인근에 쥐,토끼,닭내장 등 먹이를 담은 자루를 갖다 놓았다. 하지만 촬영을 시작한지 반년이 넘도록 ENG카메라로는 한 컷도 찍지 못했다. 결국 나무에 담비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꿀을 발라 유인한 끝에 담비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담비는 꿀을 좋아해 중국에서는 '꿀개'(蜜狗)로 불린다. 이번에 확인된 담비의 몸무게는 약 4㎏,몸길이는 1백40㎝다. 삼림형 동물로 나무사이로 쉴새없이 옮겨 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특히 일출직후와 일몰직전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 PD는 "촬영기간이 고달프고 힘들었지만 이번 다큐멘터리가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한 담비 보고서란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