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이 두터웠던 다윈의 아내 에마는 남편의 이론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다윈은 나이 어린 딸까지 병으로 세상을 뜨자 신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하고 선한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진화란 인간이나 신의 의지가 아닌 냉엄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는 확신이 갈수록 강해진다. EBS TV는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의 탐험과 연구과정,그리고 인간적인 고뇌까지 담고 있는 과학다큐멘터리 '진화(Evolution)'를 오는 18일부터 7주간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방영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미국 PBS TV에서 방영됐던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선 현대 과학자들이 다윈이 걸었던 길을 다시 밟아가며 진화의 증거를 수집한다. 안데스 산맥의 고지,아마존의 열대우림 등을 찾아간 과학자들은 종(種)의 기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진화의 개념을 설명한다. 18일 방송되는 제1편 '다윈과 비글호 항해'에선 진화론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되는 다윈의 남아메리카 해안 탐험과정을 담고 있다. 1831년 비글(Beagle)호가 영국 해안을 떠나 남아메리카로 향한다. 당시 다윈은 스물 두살.그는 남미 해안선 길이와 섬들을 측량하기 위한 이 항해에서 당시 생존하고 있던 동물과는 전혀 다른 여러 포유류 화석의 잔해를 발견한다. 2편 '다윈의 위험한 생각'(25일 방영)에선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윈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다. 나날이 건강이 악화되는 다윈은 자신의 이론 때문에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아내 에마와 갈등이 생긴다. 어린 딸까지 병으로 잃자 다윈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진화는 냉엄한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진행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3편 '지구 생명체의 대변화'(4월1일)에선 진화 과정에서 멸종됐던 생물체들을 다루면서 과연 인간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인가에 대해 고찰한다. 이 프로그램은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떤 것이 더 타당한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상호보완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