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돼온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본방송을 시작한지 10여일이 지났음에도 웬만해선 방송화면을 구경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그나마 방송을 시청한 이들은 "케이블방송과 뭐가 다른지 알 수가 없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시민단체 등은 디지털위성방송의 경영난맥상에 대해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본방송이 시작됐으나 국민이 볼 수 없는 기이한 방송이 됐다"고 전제, "결국 위성방송은 일반가입자는 전혀 없이 요란한 빈수레만 끌고 가는 사기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경영진 인책 등을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위성방송 신청자가 50만명이 넘었지만 보급된 수신기는 7천대에 불과하다"며 "이 수신기마저도 디지털방송용이 아니라 아날로그방송만 출력되는 시스템이어서 디지털수신기가 보급되면 아날로그 수신기는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74개 비디오 채널 가운데 기존 케이블방송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20개에 불과해 기존 케이블 매체영역과 프로그램 중복이 불가피하고 뉴미디어에 대한 중복투자로 공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대인 신임 방송위원장은 이와 관련, "위성방송 콘텐츠의 70%가 케이블TV와 중복되는 등 유사성을 띠고 있는 것이 취약점"이라며 "영화채널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기자협회는 "강현두 사장 등 경영진이 보이고 있는 (간부사원 해고 등)일련의 행태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방송위원회,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등 정부당국은 위성방송 정상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하고 간부사원에 대한 해고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방송계 전문가는 "문제는 디지털 위성방송의 위성전파가 집중호우와 태풍 등 기상악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대로 수신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여름 호우철을 지나봐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