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퓨전마케팅이 뜨고 있다. 퓨전마케팅은 영화 개봉에 맞춰 책과 만화,O.S.T(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앨범 등을 함께 선보이는 마케팅기법이다. 영화의 감성을 음악 문학 만화 등 다른 장르로 확산시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명필름은 지난8일 멜로영화 "버스 정류장" 개봉에 앞서 같은 제목의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소설가 신경숙,영화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만화가 이우일씨 등 22명의 유명인이 버스정류장에 관해 쓴 글들을 담은 책이다. 이 에세이집은 초판(3천부)이 모두 판매돼 2판 인쇄에 돌입했다. 명필름은 이 책의 출판을 위해 출판사 등록까지 마쳤다. 명필름은 또 "버스정류장" 개봉 한달전 영화에 삽입된 루시디폴의 음악을 모은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앨범 을 출시해 개봉전 8천여장을 판매했다. 영화가 뜬 뒤 앨범도 많이 팔리던 소극적 마케팅기법에서 탈피해 앨범을 미리 내서 영화 흥행을 지원한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SF액션물 "2009 로스트메모리즈" 개봉에 맞춰 제작과정을 담은 "메이킹북"을 출간했다. 영화의 방대한 규모와 주인공 장동건의 스타파워를 과시하기 위한 마케팅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가을 개봉한 멜로물 "와니와 준하"는 순정만화풍의 멜로물이란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먼저 만화를 내놨다. 영화는 주인공이 동거하는 상태에서 전개됐지만 만화는 동거과정까지를 담았다. 이는 무협SF물 "화산고"도 마찬가지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화산고로 전학온 이후의 얘기지만 만화에서는 전학오기전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이는 다양한 장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다. 다른 장르의 시각으로 영화를 봤을 때 호기심이 배가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퓨전마케팅은 총제작비의 3분의 1 수준에 이를 정도로 마케팅 비용을 급등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명필름의 박재현 마케팅 팀장은 "퓨전마케팅은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영화의 특장점을 광범위한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앞으로 작품 성격에 따라 이같은 마케팅방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