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높은 디자인 작품이 어떻게 실생활에 응용될 수 있을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프랑스 조형예술국(DAP), 국립조형예술센터(CNAP)가 공동주최하는 '레스 앤드 모어(+ & -) :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기금 디자인 소장품 1980-2000'전(8-5월 3일ㆍ국립현대미술관)은 이런 질문에 일정한 해답을 제시한다. 출품작은 국립현대미술기금(FNAC)이 소장하고 있는 생활디자인 작품 570여점. FNAC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해 미술관에 대여해주는 200년전통의 국가기관으로, 소장품수 7만2천여점과 연간 작품구입예산 320만유로(한화 약37억원)를 자랑하지만 자체 전시공간은 갖고 있지 않다. 이번에 한국에 온 작품은 이들 미술품 중 디자인 장르에 국한했다. FNAC는 1980년부터 최근까지 수집한 생활작품을 대거 들여와 디자인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게 된다. 참여작가는 론 아라드,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잉고 모이러, 알레산드로 멘디니, 가에타노 페세, 데니스 산타치아라, 에토레 소트사스, 필립 스탁 등 90여명. 이들 디자이너는 가구, 조명, 주방기구 등 생활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했다. 이와 함께 조각가 도널드 저드, 아르망과 건축가 프랭크 게리, 장 누벨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주최측은 현대 디자인의 다양한 양상을 레스(Less)와 모어(More)로 요약해 전시회를 기획했다. 이 용어는 20세기 초의 디자이너였던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주창한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Less is More)"에서 출발한 것. 이번 전시회는 현대 디자인이 레스 혹은 모어 어느 한 쪽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품은 18개 주제별 코너와 12개 작가별 코너로 나뉘어 전시된다. 도널드 저드의 경우 코너 의자와 테이블로 미니멀 조각의 특징을 보여주고, 프랭크 게리는 의자세트로 포스트 모던의 양상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에서 8일 오후 3시에 있을 개막식에는 FNAC의 학예연구실장인 클로드 알망코스노 등 프랑스측 관계자도 참석한다. 또 4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프랑스 영화 감상회가 미술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