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달마야놀자" 등 한국영화가 헐리우드판으로 잇따라 리메이크된다. 아이엠픽쳐스는 최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미국필름마켓에서 "엽기적인 그녀"의 리메이크 판권을 헐리우드영화사 드림웍스에 계약금 75만달러,전세계 흥행수익의 4%를 받는 조건으로 팔았다. 씨네월드도 MGM과 "달마야 놀자"를 계약금 30만달러와 전세계흥행수익의 5%를 받는 내용의 리메이크판권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서세원프로덕션은 지난해 미국 미라맥스사에 "조폭마누라" 리메이크 판권과 원작수출료를 1백10만달러에 팔고 5%의 흥행수익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들 3편의 한국영화는 1~2년내에 헐리우드 판으로 제작돼 전세계에 배급될 전망이다. 이처럼 헐리우드가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흥행성공한 뒤 헐리우드영화의 돌파구를 아시아 영화에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폭마누라"와 "엽기적인 그녀"는 남성을 압도하는 여성을 내세워 성의 주도권이 달라진 실태를 보여줬고 "달마야 놀자"는 불교적 소재와 선무도무술,독특한 게임 등으로 헐리우드영화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조폭마누라"와 "달마야 놀자"는 어두운 분위기의 헐리우드 갱영화와 달리 밝고 코믹하다는 점에서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한국영화의 잇단 헐리우드 진출은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영화의 수출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제작진의 교류를 활성화할 것으로 영화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해 제작되는 한국영화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짐은 신씨네가 제작을 추진중인 초대형 영화 "드래곤워리어"에서도 엿보인다. 이소룡을 모델로 한 이 영화는 헐리우드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세계시장에 배급될 예정이다. 씨네월드의 정승혜 이사는 "이같은 현상은 한국영화의 인기가 높아지자 헐리우드가 눈여겨 보기 시작한 증거로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리메이크 영화들은 소재만 차용할 뿐이지 원작과는 전혀 다른 헐리우드 작품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