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괴짜 감독 팀 버튼은 독창성과 상업적인 흥행감각을 동시에 갖춘 드문 인물중 하나다. 디즈니 애니메이터 시절의 단편 작품이나 '피위의 대모험' '유령수업' '가위손' 같은 초기 장편영화에선 그만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반면 '배트맨' '슬리피 할로우' '혹성탈출' 같은 작품은 팀 버튼만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오락영화로서의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 흥행 수익 1억달러를 넘긴 블록버스터들이기도 하다. 전대미문의 스톱모션 기법 촬영으로 화제를 모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그가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이지만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 가장 팀 버튼다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밝고 행복한 이미지를 전복시켜 '할로윈'이라는 극과 극의 이미지를 대입시킨 그의 아이디어는 역시 팀 버튼이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3년간의 제작기간이 소요된 이 작품은 19개의 무대와 2백30개의 세트, 수백개의 인형이 동원됐고 스톱모션 기법으로 나타낼 수 있는 환상적인 영상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매된 DVD는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화질이나 음질은 물론이고 완벽히 한글화된 부가 영상물이 돋보인다. 1.85 대 1 비율의 영상은 안정된 흑색표현력과 섬세함으로 할로윈 마을의 음산함을 그대로 전한다. 또한 우수한 원색 표현력은 크리스마스를 맞은 마을의 활기찬 분위기를 잘 그려냈다. 1지역 디스크에 수록된 DTS 트랙이 제외된 것은 아쉽지만 돌비 디지털 5.1의 사운드 또한 대니 앨프먼의 배경 음악을 풍부한 음장감으로 들려준다. 이 타이틀의 최고 가치는 역시 양질의 부록이다. 국내 출시된 VHS에도 수록되었던 제작 다큐멘터리는 3년여간의 긴 제작과정을 25분 분량으로 흥미롭게 축약해 냈고 영화 속에서 볼 수 없었던 삭제장면, 스토리보드와 영화장면과의 비교, 미술 디자인 등 볼만한 자료들을 수록하고 있다. 백준오 < dvdprime.com 컬럼니스트 > ----------------------------------------------------------------- 주) DTS 트랙 : 초당 데이터 전송률이 돌비 디지털보다 높아 고음질을 구현하고 있는 오디오 압축포맷의 일종. AV 마니아들이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