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의 은폐된 사실들을 파헤쳐온 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오는 24일 '북파공작원 조국은 우리를 버렸다'(연출 이규정)편으로 방송 50회를 맞는다. 지난 1999년 9월 '제주 4·3'(기획 김윤영,연출 이채훈)편으로 시작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미니시리즈형 다큐멘터리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기획을 통해 철저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수많은 인터뷰 대상 인물을 섭외한 후 촬영에 들어간다. 지난 99년엔 13편,2000년엔 15편,2001년엔 15편을 방영했으며 올해는 15편 정도를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방송된 내용을 시기별로 구분해 보면 △해방공간과 정부수립기 △이승만정권기 △박정희 정권기 △전두환 정권기 △김영삼 정권기 등이다. 이 가운데 박정희 정권기의 아이템이 △장도영과 5·16 △박정희와 레드 콤플렉스-황태성 간첩사건 △인혁당 사건 △실미도 특수부대 △땅에 묻은 스캔들 정인숙 피살사건 △박정희와 핵개발 △KT공작의 실체-김대중 납치사건 등 19편으로 가장 많다. 전두환 정권기의 경우 △언론통폐합과 언론인 강제해직 △마녀사냥 도시산업선교회 △어둠속의 외침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2백억? 물폭탄 금강산댐의 진실 △버려진 희생 삼청교육대 등 9편이다. 반면 김영삼 정권기는 1편 밖에 되지 않는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이 후반부로 갈수록 80년대 사건을 더 많이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학계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삼성언론상,민주언론상 대상,경실련 좋은 프로그램상 본상,방송대상 작품상 등 무려 20여개의 상을 휩쓸었다. 50회 기념으로 기획된 '북파공작원 조국은 우리를 버렸다'편은 지난 50년대부터 70년대 이후까지 국가의 명을 받아 북한에 보내졌던 공작원들의 삶을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조명해 볼 예정이다. 오는 3월3일에는 3·1절 특집으로 '도쿄 전범재판'편을 방송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