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아일랜드가 공동 제작한 `피의 일요일(영문 제목: 블러디 선데이)'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일본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영문 제목: 스피리티드 어웨이)'이 17일 폐막한 제52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공동 수상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피의 일요일'은 북아일랜드 분쟁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제작한 영화로 역사적 사건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녀들의 모험과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는 `센과 치히로...'는 일본 만화영화의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은곰상인 남우 주연상은 베르트랑 타베니어 프랑스 감독의 `안전한 행동'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자크 감블렝에게 돌아갔으며 여우 주연상은 미국 영화 `몬스터볼'에 혼자 아들을 키우는 미망인으로 열연한 할 베리가 차지했다. 역시 은곰상인 감독상은 프랑스 영화 `월요일 아침'을 제작한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감독이 수상했고 심사위원 특별상은 안드레아스 드레신 감독의 독일 영화 ' 할베 트레페'에 돌아갔다. 관객들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특별 은곰상에는 프랑스 뮤지컬 코메디 `8명의 여인'이 수상하는 등 이번 영화제에서 유럽 영화가 선전했다. 지난 6일 개막한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4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경쟁부문에는 23개 작품이 경합을 벌였다. 본선 경쟁 부문에 출품됐던 한국 영화 `나쁜 남자(감독 김기덕)'와 한일 합작 영화 `KT(감독 사카모토 준지)'는 관객과 현지 언론의관심을 모았으나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한국 영화는 지난 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래 베를린영화제에 7편의 본선 경쟁작을 배출했다. 지난 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