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입학하자 마자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되면 다시 취업전쟁을 치러야 하고 입사해도 승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기가 불황이고 회사 사정이 어려우면 감원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여야 한다. 이런 경쟁에 현명하게 대처하며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EBS가 ''손자병법''에서 그 해법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와 성태용의 ''주역과 21세기''로 동양철학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EBS TV는 이번엔 박재희의 ''손자병법과 21세기''(월∼목,오후 10시50분)를 오는 28일부터 새롭게 선보인다. 인터넷과 디지털로 대변되는 요즘 수천년 전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정윤환 PD는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법칙을 강요받고 있는 현대인에게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는 손자의 주장은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손자병법은 병법철학서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기술을 넘어선 철학이 있고 휴머니즘이 살아 숨쉬고 있는 합리주의 철학의 걸작"이라고 설명했다. 손자병법을 통해 현대인에게 삶의 지혜를 전달해줄 사람은 386세대 젊은 철학자 박재희 박사(사진)다. 중국 사회과학원철학연구소에서 유학한 박 박사는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고전과 중국철학 등을 강의 하고 있다. 젊은 철학자답게 그는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를 신세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벤처 군사전문가로 정의한다. 손자는 공자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인물로 합리주의 전쟁철학을 내세우며 오(吳)나라 군주에게 자신을 스카우트할 것을 과감하게 제시한 인물이다. 박 박사는 손자병법에 대한 단순한 해석을 넘어 현실의 다양한 분야와 접목시켜 강의할 예정이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