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황실의 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宮內聽) 전속 악단인 직악부(職樂部)가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다. 23일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궁내청 직악부 소속 악사 25명이 2002 한일 월드컵기념행사 기간인 내년 5월 22-29일 한국을 방문,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두 차례씩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합동 공연을 갖는다. 1500년의 역사를 가진 궁내청 직악부는 부 전체가 국가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각종 의식이나 향연 등 궁중행사 때 연주를 맡는 것 외에 1956년부터는 매년 봄.가을 사흘씩 일반인을 위한 공개연주회도 열고 있다. 특히 직악부의 대표적 연주 장르중 하나인 고려악은 한반도 고대 국가인 고구려,백제, 신라 등 삼국에서 연주되던 궁중음악의 원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국내에는 그 원형이 전승되고 있지 않아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원이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인 직악부 소속 악사는 지금까지도 세습체제로 대물림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들이 해외 공연을 가질 경우 만일의 사고로 대가 끊길 것을 우려, 절대로 한 비행기에 태우지 않고 여러 대에 나눠 탑승시킨다.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일본의 궁내청 직악부가 한국에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에는 원형이 보존돼 있지 않은 삼국시대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