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들꽃그림전'을 열었던 김재학(49)씨가 올해도 꽃 작품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김씨가 이번에 들고 나온 꽃은 자태가 으뜸이라는 장미. 김씨는 19일부터 내년 19일까지 한달 동안 같은 화랑에서 '겨울 장미전'을 개최해 꽃잎의 화사함을 선사한다. 화병에 담긴 장미꽃은 고고한 귀부인의 모습 그대로다. 풍경, 인물, 정물 등에서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는 김씨는 뛰어난 해석력을 가미해 감상자의 눈을 황홀하게한다. 장미는 알려진대로 사랑과 소망을 상징한다. 작가는 정밀한 필치로 새해의 염원을 나타내는 한편, 내년 월드컵대회 성공개최의 뜻도 송이송이에 담았다. 장미꽃은그의 데생력에 힘입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한껏 노래하는 듯하다. 김씨는 만병초, 상사화, 금낭화 등 산하 곳곳에 핀 우리 야생화를 담은 소품들을 지난해 겨울 출품해 올해 연초까지 전시한 바 있다. 그는 겨울 꽃그림전을 여는 이유에 대해 자연을 잊고 살기 쉬운 아이들이 방학기간에 그 화사함을 느껴 보았으면 해서라고 당시 설명했다. 이번 전시 역시 취지는 비슷하다. 김씨가 꽃 그림에 매료된 것은 고작 5년 전이다. 삼성그룹이 한국수채화 공모전대상 수상 등 발군의 재능을 보이던 그에게 꽃그림 달력 제작을 의뢰한 게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들꽃에 빠져든 그는 1997년부터 올해까지 꽃으로 달력그림을 그려 주고 있기도 하다. 지난 11월 중순 정보통신부에 의해 발매된 그의 난초 그림 우표는 나오자마자 모두 팔려 작가 자신도 갖고 있지 못하다. 난 향기가 그윽하게 풍기는 이 우표는 모두 500만장이 발행됐다. 그는 올해부터 5년 동안 매년 4종씩의 난초 그림을 우표용으로 제작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