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연예인과 관련된 각종 사건, 사고가 빈발하면서 공중파 방송3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이 열띤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BS 2TV의「연예가중계」(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0분)가 지난 23일 교통사고로 숨진 개그맨 故 양종철씨 관련 보도를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방송했다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지난 24일, 6분 정도의 분량으로 방송된 '교통사고로 사망한 양종철 사고현장 독점취재'라는 보도. 이 보도에서 제작진은 사고현장에 있던한 시민이 촬영한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1분여에 걸쳐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첫장면으로 삽입된 뒤, 보도 중반부쯤에 집중적으로 소개된 사고현장 화면은 도로에 흘러내리는 피, 사고차량 내부의 피묻은 돈, 사고차량에서 시신을 꺼내는 모습과 하얀 천으로 덮힌 시신(모자이크 처리) 등 선혈이 낭자한 당시의 모습을 별다른여과장치 없이 내보내면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잊은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경찰과 목격자들로부터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듣는데에도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시청자들의 거부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자세한 사건정황이 소개됐다. 제작진이 보도 중간에 2-3차례 내보낸 '독점공개'라는 선정적인 문구는 이들이 고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 보다는 어렵게 입수한 사고당시 화면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데 우선순위를 두고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충분했다. 물론, 제작진은 고인의 가족 및 지인들이 양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양씨의 지나간 행적을 되돌아보는 자료화면을 방송하기도 했지만, 이는 충격적인 사고현장 화면에 묻혀 시청자들의 눈앞에서 맴도는데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이 나간 이후 26일 오전까지 100여명이 의견을 올려, 제작진의 비정한 방송행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신을 '아무개'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KBS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한 개그맨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그렇게 처참한 부분까지 방송해야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었음은 물론 인간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 '김민웅'씨는 "시청률을 의식해서인지 끔찍한 장면들이 너무 많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제작진은 양종철씨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담당 연출자인 박태호PD는 "사고현장 화면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자체적으로 선정적인 장면을 줄이기 위해노력했다"며 "그러나 다소 사실적인 화면이 전파를 탄 것은 교통사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