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는 창사 40주년을 맞이해 특별 기획 3부작 다큐멘터리 '시베리아,시베리아'를 26일부터 3일간 오후 11시55분에 방송한다. '시베리아,시베리아'는 시베리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바이칼호의 신비와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을 집중 조명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시베리아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현지를 취재했다. 26일 방송되는 제1부 '바이칼,그 원시의 생명수'는 바이칼호의 신비를 집중탐구한다. 바이칼호는 3천만년 전쯤인 태고에 형성됐으면서도 다른 호수들과는 달리 늪으로 변해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청정담수를 보유하고 있다. 제작진은 바이칼호가 썩지 않고 청정담수의 보고로 남아있는 수수께끼를 파고 들어간다. 또 바이칼호 인근에 자치공화국을 이루고 사는 브랴트족의 모습에서 같은 종족적 뿌리를 가진 우리 민족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한다. 바이칼호수 인근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앙형태인 샤머니즘의 고향임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대목도 있다. 27일 방송되는 제2부 '깨어나는 동토'에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장장 9천3백㎞에 이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소개하고 이 철도가 지나는 주요 도시를 살펴본다. 또 개방 이후 급변하고 있는 러시아인의 삶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모스크바 등 유럽에 가까운 지역보다는 우리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연해주 지역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한반도의 철도가 연결될 경우 기대되는 경제·문화적 교류와 투자의 가능성도 점쳐본다. 제3부 '백년 나그네의 고향노래'에선 러시아에 사는 우리 동포들의 삶을 소개한다. 흔히 고려인이란 뜻의 '까레예츠'라고 불리는 이들은 특유의 성실함과 교육열을 바탕으로 어디서나 강인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여전히 고달프다.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던 이들은 소련 붕괴로 민족주의적 경향이 짙어진 중앙아시아의 공화국들이 분리 독립하면서 또다시 뿌리 뽑힌 존재가 돼 할아버지와 부모의 고향인 연해주로 돌아오고 있다. 제작진은 이들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고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의지를 부각시킨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