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기분좋은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한다.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벽엔 작고 예쁜 그림이나 격언들이 걸려있다' 요즘 새로 지은 건물이나 아파트의 화장실중엔 깨끗하다 못해 화려하기까지 한 곳이 적지 않다. 수세식 화장실은 급속하게 확산돼 전통 '뒷간'은 이제 농촌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수세식 화장실에 딴지를 걸고 전통 '뒷간'의 부활을 주장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EBS 환경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월,오후 8시30분)는 오는 26일과 다음달 3일 등 2회에 걸쳐 환경친화적인 우리 뒷간 문화를 집중조명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엔 최근 '자연을 꿈꾸는 뒷간'이라는 책을 내고 전통 뒷간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이동범씨가 출연해 사라져간 전통뒷간의 다양한 모습과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는 현대식 전통뒷간을 소개한다. 담당 김현주 PD는 "뒷간문화의 상실은 맹목적으로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서양문물을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다큐멘터리에선 수세식 화장실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고 지목한다. 수세식 변기는 물을 한번 내리는데 무려 13ℓ의 물이 소비된다. 특히 이 물들은 바다나 강으로 흘러들어서 하천을 오염시킨다. 이 때문에 서양에선 수세식 변기문화에 대한 반성이 일어 발효식 변기가 등장하고 있다. 오는 26일 방송되는 제1편 '생명이 숨쉬는 작은 집,뒷간'에선 생태순환의 한 고리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우리 뒷간문화의 환경적인 우수성을 살펴본다. 다음달 3일 방송되는 제2편 '뒷간,새 숨을 쉬다'에선 최근 귀농과 더불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전통뒷간의 달라진 모습을 취재해 현대화된 전통뒷간의 원리와 그 곳에 깃든 환경친화적 문화를 소개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