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스타 클래식 음악가들이 연말을 맞아 줄줄이 내한, 공연을 갖는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는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53)로 12월 14일 울산현대예술관,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각각 연주회를 갖는다. 올초 세인트 루크 체임버와의 협연으로 비발디의 「사계」(EMI) 음반을 낸 바 있는 정경화는 음반 수록곡인 「사계」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신영옥(41)은 12월2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캐럴 무대로 1년여만에 고국팬들을 찾는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이름붙여진 이날 콘서트에서 신영옥은 합창단, 체임버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실버벨」「고요한 밤」 등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캐럴를 부를 예정이다. 지난달 쿠르트 마주르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연주회를 가졌던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20) 역시 12월에 다시 고국 무대를 밟는다. 25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장영주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그 무대로 조르다노 벨린캄피가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치고이네르바이젠」, 라벨의 「치간」 등 그가 얼마전선보인 바이올린 소품집 앨범에 수록됐던 곡들 위주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대미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소프라노 조수미(39)가 장식한다. 지난 7월 한 달간 7차례의 고국 무대를 통해 '조수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그는 12월 29, 31일 두 차례 무대를 갖는다.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으로 각각 '2001 송년음악회-조수미 콘서트'(29일), '2001 제야음악회-조수미 콘서트'(31일)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태리의 열정'이라는 소제목 아래 로시니, 벨리니, 푸치니, 베르디 등의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로 꾸며지는 1부와 '비엔나의 메아리'라는 소주제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폴카 곡들 위주로 꾸미는 2부로 구성된 형식은 두 날 공연이 비슷하다. 다만 31일 공연에는 「라데츠키 행진곡」 등 제야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몇몇 곡이 프로그램에 추가되며 공연이 끝난 뒤 제야의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브라스 밴드의 로비 연주, 이브닝 파티 등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조수미의 인기를 반영하듯, 이 두 공연의 입장권은 이미 거의 매진된 상태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국내 클래식 무대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스타 음악가들의 잇단 내한공연으로 이처럼 풍성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