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KBS가 가을개편을 맞아 시추에이션 드라마를 대거 편성, 그 성공여부에 방송가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시추에이션 드라마는 시종일관 연속성을 갖고 전개되는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 등과는 달리 매회 완결된 구조를 갖고있다는 점이 특징. 따라서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청자에 대한 흡인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80년대말과 90년대 초반에는「한지붕 세가족」,「우리들의 천국」,「사랑이 꽃피는 나무」,「육남매」등 높은 인기를 누리던 시추에이션 드라마들이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각 방송사들이 시청률 확보에 강점을 지닌 연속극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시추에이션 드라마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형편. 현재 MBC「전원일기」,「어쩌면 좋아」, KBS 1TV「대추나무 사랑 걸렸네」,「학교Ⅳ」등이 전파를 타고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 2TV는 오는 11월 5일부터 과감하게 일일 시추에이션 드라마「여자는 왜?」(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20분)를 편성해 시청자를 찾아간다. 중견탤런트를 전면에 내세운 따뜻한 가족드라마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기획 당시시트콤을 제작하려했다는 제작진은 드라마 구조가 강한 시트콤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예 30~50대 시청자들을 겨냥한 시추에이션 드라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의원 원장의 집안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당당하고 소신있게 사는 동생과 IMF 이후 사업에 실패해 가난하게 사는 형이 엮어내는 오해와 갈등이주요한 소재. 김무생, 김용건, 김하균, 이보희, 이휘향, 김영애 등 근래에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견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갖게한다. 젊은 연기자 가운데는 이민우, 고은미, 배도환, 노현희 등이 등장할 예정. 「내사랑 내곁에」,「사랑의 굴레」,「TV 손자병법」의 염현섭PD와 「RNA」,「한지붕 세가족」,「수사반장」의 이홍구 작가가 손발을 맞춘다. ㈜CAA 제작. 염PD는 "현대사회에서 행복한 가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그려보고 싶다"며 "동서갈등, 고부갈등, 형제갈등, 부부간의 성문제 등 우리가 실제 가족생활에서 겪는 평범한 소재들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BS 2TV는 또한 오는 11월 7일부터 오랜 공백끝에 부활하는 본격수사드라마「특명 과학수사대」(매주 수요일 오후 8시 20분)를 방송키로 해 눈길을 끌고있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과학화된「수사반장」'으로 보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토대로 드라마를 구성하는 한편, 극중 형사들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두개골 스파인포즈, DNA 혈액검사 등의 과학수사기법을 적극활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제작국이 아닌 교양국에서 만든다는 점이 이채롭다. 김갑수, 이자영, 김정균, 심지호 등이 출연한다. MBC는「사랑을 그대 품안에」,「호텔」,「별은 내 가슴에」등의 인기작을 만들어온 이진석PD를 기용, 11월 9일부터 시추에이션 드라마「우리집」(매주 금요일 오후 7시 25분)을 방송한다.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3남매를 중심으로 이들의 학교생활, 사회생활,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이PD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낼 예정. 「우리들의 천국」,「사랑이 꽃피는 나무」등 성공한 청춘드라마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 가족간의 따뜻한 정이 살아있는 드라마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사미자, 주현, 박원숙, 김형자 등의 중견탤런트와 박솔미, 김효진, 김재원, 이현균 등의 신진연기자가 손발을 맞춘다. 이같은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증가와 관련, 관계자들은 시청자의 주목을 끌기위해서는 현실감있고 설득력있는 상황설정과 정감있는 캐릭터 창조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짜임새있는 구성과 뚜렷한 개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MBC「전원일기」의 권이상PD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율적인 장르"라며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드라마적인 틀에 무리없이 끼워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