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되는 KBS 2TV의 '이소라의 프로포즈'가 오는 20일 방송 5주년을 맞는다. 지난 96년 10월16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매년 50회 정도 전파를 타 20일엔 2백50회분이 방송된다. 공개방송으로 이뤄지는 이 프로그램은 매회 1천명 정도 관람해 지금까지 관람객수만해도 25만명에 이른다. 방청을 원하는 신청 엽서나 이메일은 매주 1만통이 넘어 그간 2백50만통이 제작진에게 보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자리에 든 시간인 토요일 밤12시 이후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데는 우선 이소라의 솔직하고 편안한 진행이 한몫했다. 이소라는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거의 매회 새로운 의상을 입고 나왔다. 5년간 이 프로그램의 음악을 담당해온 강승원 음악감독의 공도 크다. 그는 방송시작 5∼6시간 전부터 스튜디오의 음향상태를 점검했다. 다른 음악방송과 달리 모든 악기와 음원에 마이크를 갖다놓고 녹음을 하기 때문. 녹화가 끝난 후엔 그날 녹음된 노래들의 믹싱 작업을 새벽까지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의 반주팀도 5년동안 함께 해 시간이 지날수록 뛰어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편안하게 좋은 음질의 노래들을 매주 들어올 수 있었다. 지난 16일 오후 KBS 공개홀에서 녹화된 '5주년 파티'엔 이소라와 함께 듀엣곡을 부른 다섯명의 남자가수가 출연했다. 김현철 박효신 조규찬 이문세 김민종 등이 순서대로 나와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얽혀있는 다양한 사연과 함께 노래를 선사했다. 이날 녹화 중에 이소라는 "5년전 첫 방송을 할 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실수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왔던 '어머 웬일이니'"라며 "5주년을 맞아 하고 싶은 말 역시 벌써 5년이라니 '어머 웬일이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커다란 케이크를 앞에 두고 "프로포즈를 가능한 오랫동안 진행하고 싶고 멋있는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