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사의 퀴즈 프로그램 열풍을 선도한 MBC「생방송 퀴즈가 좋다」(매주 일요일 오후 4시 30분)가 오는 14일로 100회를 맞는다. 지난 99년 10월 23일 첫방송을 내보낸 이 프로그램은 현금을 걸고 참가자들이 문제를 풀게하는 새로운 퀴즈 프로그램 형식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ABC의「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를 표절했다는 비판도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제작진은 'ARS 찬스', '지우개 찬스' 등을 도입해 한국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운영의 묘를 보였다. 또 퀴즈풀이의 보상으로 적지않은 현금을 내세움으로써 빚어질 수 있는 사행성시비도 상금의 절반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방식으로 절묘하게 잠재웠다. 생방송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도 커다란 흥밋거리였다. 출연자들이 긴장한 끝에 보여주는 각종 '실수 퍼레이드'가 시청자의 폭소를 자아냈던 것. 제작진은 현금이 걸려있는 프로그램인만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방송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다른 공중파 방송사들도 여러개의 퀴즈 프로그램을 신설했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것은「…퀴즈가 좋다」밖에 없다. 출연자들의 긴장을 편안하게 달래주면서, 생방송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돌출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하는 MC 임성훈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진행도 프로그램의 순항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은 지난 9월 30일 방송된 98회까지 총 685명. 하지만 그 가운데 마지막 10단계 문제까지 맞춰 '퀴즈의 달인' 칭호를 받은 사람은 15명에 불과하다. 매주 4천여건의 출연신청이 쇄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프로그램에 출연해, '퀴즈의 달인'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셈이다. 한편 9단계까지 문제를 맞춘 출연자들이 10단계 도전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긴박감을 주는 장면이다. 10단계 문제풀이에 성공하게 되면 2천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전 단계까지 모아두었던 상금을 모두날리게 되기 때문. 제작진은 의외로 40대 이상의 아저씨 출연자들이 젊은 대학생들보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귀띔한다. 출연자 가운데 최연소자는 첫회 방송에 나왔던 당시 초등학교 5학년생 조웅범군이며, 최연장자는 18회에 출연했던 당시 67세의 권희정 할아버지. 출연자들은 평균적으로 6단계까지 문제를 맞춘다고 한다. 이들에게 지급된 상금은 총 9억 4천867만원이다. 최근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생방송 도중 직접 키보드를 쳐서 답을 찾아내게 하는 '인터넷찬스'를 도입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방송에서 몇차례 불거졌던 오답소동과 매끄럽지 못한 컴퓨터시스템으로 인한 방송사고 등은 제작진에게 조금 더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14일 방송될「…퀴즈가 좋다」100회 특집은 패자부활전으로 꾸며진다. 10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출연자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100명이 참여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최영근CP는 "다른 퀴즈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문제를 출제하고, 생방송으로 인해 생기는 진행상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수 있고, 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