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손 문중은 KBS 사극 '태조 왕건'의 최근 방영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5일 경북 경주지역 박ㆍ석ㆍ김씨 문중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방영된 '태조왕건' 드라마 내용중 신라 경애왕이 백제 견훤에게 치욕을 당하는 장면은 역사기록에도 없고 작가의 주관이 반영돼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각 문중 관계자들은 "역사서엔 신라에 쳐 들어온 견훤이 포석정에서 경애왕을 죽이고 왕비를 겁탈했다고만 기록됐으나 드라마는 우둔한 신라왕을 마음껏 놀려먹는것으로 묘사해 후손의 입장에서 보기가 민망했다"며 "술잔을 엎고 핥아 먹게 하는 장면에선 울분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경주 김씨 숭혜전릉 보존회 김이조(金二祚.65) 사무국장은 "문중별로 방송국에 항의전화를 걸어 왜곡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보는 드라마인만큼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 인터넷 게시판에도 역사왜곡을 우려하는 시청자들의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사극도 드라마인 점을 감안하고 봐 달라"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프로그램 제작때 참조하도록 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기자 realis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