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폭"은 충무로에서도 사건이다.


"친구"류의 남성 조폭영화들은 숱하지만 여성이,그것도 조폭부두목으로 "나홀로" 액션을 주도하는 작품은 거의 없었다.


"와호장룡"과 "미녀삼총사"도 두명 이상의 여성이,여성성을 간직한 채 액션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신작 "조폭마누라"(감독 조진규)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신은경은 여성성을 거세하고 남성성의 중심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MBC드라마 "종합병원"의 중성적 이미지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새 캐릭터를 창조했다.


"액션연기는 처음입니다.


감독은 "액션은 동물의 교미행위"라고 말했지만 저는 "액션은 무용"이라고 생각했지요" 신은경은 촬영 내내 "힘빼기"를 화두로 삼았다.


무용은 본질적으로 힘보다는 기교,강함보다는 부드러움에 가깝다.


싸움에서도 기(氣)의 제압이 우선이지,적대적 힘의 물리적 충돌은 나중 문제다.


이런 깨달음은 혹독한 신체훈련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1월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가 뛰기,스트레칭,낙법 등을 하루 4시간씩 연습했다"고 말했다.


현장감있는 액션을 위해 위험도 감수했다.


빨간 원피스를 입고 치른 격투신에선 유리파편위에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동료연기자들은 촬영장에서 입은 상처를 훈장처럼 자랑했다.


[한국경제]